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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조현병 역주행 사고 사망자의 친권 박탈 청원 논란

친권 박탈 청원을 소개 중인 KBS 뉴스

 

 

6월 22일. 아마 그 날의 사고가 없었더라면 오늘은 누군가에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되었을 것이다.

지난 4일 오전 7시경 조현병을 앓고 있던 박씨가 몰던 라보 화물차가 역주행을 하며 고속도로를 달렸고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한 A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A씨가 결혼을 바로 앞둔 예비 신부였다는 점.

 

어려서는 부모가 이혼해 고모의 집에서 살게 된 그녀.

아무리 고모 가족들이 살갑게 잘 대해준다고 해도 친부모만큼은 아니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착하게 성장한 그녀는 회사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던 재원이라고 한다. 또 어려서부터 가족처럼 돌봐 준 고모,고모부를 엄마 아빠로 따르며 고종 사촌 형제들과도 친남매처럼 잘 지내던 복덩이였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지난 4일 사고 현장, 그리고 숨진 A씨 영정 사진

 

| 죽은 것도 서러운데....딸을 두 번 울리는 비정한 친모, 퇴직금은 물론 사망 보험금까지 욕심

 

A씨의 부모는 그녀가 1살 때 이혼, 곧바로 고모에게 맡겨졌다. 그리고 5세가 되던 해. 아버지는 사망했다.

천애고아가 된 A씨를 친자녀로 받아들인 건 고모 뿐이었다. 고모의 형편도 여유로운 건 아니였지만 고모네 가족은 A씨를 친자식처럼 길렀다.

다른 형제들은 문턱도 못 가 본 유치원도 보내주고 무엇 하나 기죽지 않게 하기 위해 다 해줬다고 한다. 다른 형제들은 각자 알바를 뛰며 전문대를 겨우 졸업해야 했지만 오빠와 언니들은 A씨만큼은 번듯하게 해주고 싶어 대학원까지 뒷바라지를 했다고.

 

친모는 연락 한번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A씨의 발인이 있던 날에도 얼굴 한번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10개월을 배 속에 품은 자식인데...

아무리 기른 정이 없다한들, 낳은 정이란 게 있을텐데 그 또한 이혼과 함께 날려버린 모양이다.

하긴 제대로 키우지 않았으니 죽었다한들 가슴이 아리기나 할까? 오히려 친모는 A씨의 직장에 찾아가 퇴직금 정산은 물론 사망진단서 등 서류를 발부받아 사망보험금을 타려고 한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안 A씨의 언니(고종사촌)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이를 알리면서 이 비정한 친모의 행각이 드러났다.

 

 

A씨의 언니가 올린 국민청원게시판 내용.

 

 

법이란 게 참 이상하다. 국민들의 억울함을 대변하고 풀어줘야 할 법이 때로는 국민들을 더 힘들고 억울하게만 만든다.

대한민국에서 친권이란 엄청 중요한 권한이다. 미성년자라면 부모의 친권을 박탈해달라고 청구할 수도 있지만 성인이 되면 이는 불가능해진다.

물론 법적행위,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기에 그런 것이겠지만 간혹 금수만도 못한 부모들은 <친권>을 이용해 악랄한 짓도 서슴없이 행하기 때문이다.

 

 

| 양육비 한번 안 주고 자녀 양육에 도움 1도 안한 친모임에도 상속권을?

 

위의 사안에서 친권과 상속권은 별개로 볼 수 있지만 친권이 존재하기에 상속권도 있는 것이다.

통상 미혼의 자녀가 부모보다 먼저 사망할 경우 가장 최상속권자는 부모가 되고, 형제 자매는 그 다음 순위가 된다. 상속 비중도 부모가 더 높다.

위의 사안에서 A씨는 미혼이기 때문에 당연히 부모가 상속권을 모두 갖게 되는데 부친이 없으므로 친모 혼자 상속권자가 된다.

 

용돈, 학용품 한번 안 사준 친모임에도 단지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책임과 의무는 조금도 하지 않고 말이다.

일단 현행법에서는 A씨의 사실적 가족인 고모네의 주장은 받아들여 질 가능성이 낮다. 바로 이게 문제점이다.

혼인 관계에서는 사실혼이라는 관습과 예외 규정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상속에 있어서는 예외 규정이 없다는 것일까?

 

부모는 훌륭한 존재들이다. 자기 자식을 위해서는 목숨도 당연하게 내 놓을 부모님들이 세상에 많다.

하지만 부모에 대한 존경과 예우, 대우는 - 부모로써 당연한 책임과 의무를 다했을 때 - 비로소 그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다.

단지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라는 고귀한 명예를 줄 이유가 없다.

 

사망한 A씨는 생전에 친모를 인정하지 않았고 대면조차 거부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자신의 친어머니를 자식이 거부했을까?

국회의원들은 멍청한 밥그릇 싸움 좀 그만하고 현실에 맞는 법안 개정에 힘을 쏟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한 많은 세상을 떠나는 A씨가 조금이나마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