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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시작은 정치판부터

이준석 '전'대표 되다, 정치보단 차라리 평론가가 더 어울린다.

이준석 당대표가 '전' 당대표로 바뀌었다. @KBS

 

 

이준석 대표가 결국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글쎄. 물러난 것인지, 쫓겨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어쨋든 이제 더 이상 국민의 힘 당대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준석과 관련해 '윤핵관'이니, '선당후사(先黨後私)'니 말들이 많지만 문제는 과연 이준석이 당 대표로서 확실한

본인만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했는가에 있지 않을까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권에 출마하기 이전으로 보면 사실 국민의힘과 윤석열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다.

굳이 따진다면 국민의 힘은 문재인 정권에 대항할, 그리고 민주당에 대적할만한 대권주자 카드가 필요했고 윤석열에겐

민주당에 버금갈만한 기반을 갖춘 정당이 필요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서로 필요에 의해 결합 된 만남이다.

 

그런데 지금의 논쟁을 보면 마치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이 된 후 소위 공신들을 내친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세력이 이제 윤핵관들이 되겠다.

 

 

이준석 당대표가 '전' 당대표로 바뀌었다. @KBS

 

 

따지고 보면 목적을 이루고 자연스럽게 해산 된 것

 

안철수와 윤석열의 공동 목표는 '정권 교체'에 있었다. 세부적으로야 국민의 힘과 국민의 당이 통합되는 문제도 있고

여러 조건들이 있겠지만 말이다. 이준석과의 목표 역시 '정권교체, 집권여당이 되는 것'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판단할 때 윤석열과 안철수와의 문제는 상당히 아쉽다. 안철수 지지자이기 때문인 점도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상당히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이준석의 당대표직 해임은 좀 다르다. 일단 최종적으로야 국민의 힘의 보스격인 윤석열의 토사구팽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국민의 힘 자체의 판단이라고 봐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사실상 당 대표가 누가 되든 크게 상관이 없다.

또한 현실적으로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대권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당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껄끄럽게 보였다고 보이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이준석 대표의 해임은 국민의 힘으로서는 잘한 일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는 당내의 결집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선당후사(先黨後私).

사자성어도 아니고 그냥 정치판에서 통용되는 말이겠지만 이는 정치를 하는, 그리고 정당에 소속 된 자라면 응당 누구나 갖춰야 할 기본 규정(?) 같은 것이겠다. 신진 정치계층에게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오히려 그게 더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직장인으로 비유하자면 '회사가 먼저, 개인이 뒤에'라고 보는 게 아니라 회사원이라면 회사 일이 먼저이고 사적인 약속이 나중이라는 말이 될 것이다. 대부분 그러하지 않은가. 기존 정치 기조에 대해 반발하는 것이 무조건 신진 정치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준석 당대표가 '전' 당대표로 바뀌었다. @KBS

 

 

차기 당대표 안철수 or 유승민? 누가 될까

 

민주당도 그렇고 국민의 힘도 결국 대선직후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하느라 정신이 없는 듯 하다.

일단 유력한 후보로 거론 된 안철수와 유승민. 개인적으로 볼 때 안철수가 당대표가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안철수는 윤석열과는 방향이 맞지 않는 사람이다. 생각하는 정치 이념도 다르고 최종 목표가 다르다.

이준석과는 다른 코드의 사람이지만 전반적으로 국민의 힘과는 결이 다르기에 대표직에 오를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현재 거론 된 후보 중에 딱히 대표직에 맞는 후보군은 없어 보이지만 된다면 유승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첫번째 이유는 후보들 중 유일하게 대선에 출마했던 사람이다. 안철수도 대선에 출마는 했다고 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투표까지 진행된 적은 없다. 대선에 출마했었다는 타이틀은 그만큼 정치판에서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로는 정치에 대한 이력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유승민 측은 정계에 복귀할 뜻이 없다고 하지만 이는 신당 창당과 연관 된 점에서는 그렇다는 것이지, 사실상 당대표와는 또 다른 이야기라고 본다.

물론 현안에서 유승민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겠지만 그만큼 또 정계에 복귀할 타이밍으로는 최적인 상황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힘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대통령직 수행 결과에 따라 추후 상당히 다른 입지를 보일 것이다.

성공적으로 평가되든, 실패가 되든 국민의 힘과는 결별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는 건 결국 차기 대선을 위한 전면적인 개선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될 것이고 이에 유승민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가에 따라 대표직에 오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새로운 당을 만들어 정치에 다시 뛰어드는 것보다는 기존 정당의 기반을 이용해 다시 시작하는 편이 더 유리할 것이다.

 

 

이준석 당대표가 '전' 당대표로 바뀌었다. @KBS

 

 

| 끝까지 말장난으로 마무리하는 이준석, 정치보단 평론가가 더 어울리는

 

개고기 발언도 그렇고 윤핵관의 정계 은퇴도 그렇고 참 말장난에 특화 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래도 당 대표였는데 이렇게 물러나는 것이 체면으로나 자존심으로나 납득하기 힘들고 일부 서운한 감정쯤은 이해되지만 말이다. 자기애가 강한 건 좋으나 마치 자신이 엄청난 지략을 겸비한 책사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이준석이 대선 때 얼마나 많은 역할을 했는지는 일반인들이 알 수 없으니 잘은 모르겠지만 보여지는 면에서는 확실히 비중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말장난의 향연이 정치같겠지만 정치는 말장난이 아니다.

이준석같은 스타일은 정치인은 될 수 있겠지만 딱 거기까지가 한계이다. 그가 3번의 국회의원 도전에 실패한 이유에도 분명 그런 요소가 작용됐을 것이다.

똑똑한 것과 일을 잘하는 건 다르다. 이준석은 그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말로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굴복시키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갈량이 위대한 책사로 정치가로 이름을 알린 것은 똑똑하고 화술이 뛰어난 점도 있지만 그만큼 상황 판단을 잘했고 실질적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지, 단순히 말로 적들을 물리쳐서가 아니다.

 

스스로의 능력을 너무 과신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준석이 누구와 결탁해 신당을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이슈는 될 것이다.

다만 그것도 딱 거지까지라고 생각한다. 정치는 길이 아닌 것 같으니 차라리 평론가가 되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