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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이태원 핼로윈 압사 사고는 후진국형 사고, 정확히 진단해야

2022년 이태원 핼로윈 압사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로 봐야 한다.

 

 

전 국민이 이번 핼로윈의 악몽을 지켜보면서 자책과 비난, 그리고 슬픔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일단 국가기관이나 정부의 탓이 아니다. 핼로윈이 국가적 행사도 아니고 더욱이 우리 고유의 기념일도 아니다.

핼로윈은 '자발적 참여에 의한 축제'라는 점을 볼 때 경찰력이나 행사 요원이 없었다는 지적을 하는 건 전형적인 남 탓이다.

많은 시민이 죽었으니 비난을 해야겠고 딱히 비난의 주체를 찾지 못하겠으니 가장 만만한 정부 탓을 하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그런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으니 공권력이 투입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몇 명이 올 지 확실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가 인력을 동원할 수도 없다. 

굳이 따진다면 이태원 상가연합이나 조합에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사고 원인, 안전에 대한 인식 결여 - 전형적 후진국형 사고

 

후진국형 사고라고 해서 대한민국이 후진국이라는 뜻은 아니다. 1989년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관중들이 대거 유입돼 96명이 압사되는 사고가 발생했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런 유형의 사고가 있었다.

사고 지점을 보면 음식 거리와 이태원역에서 유입되는 인파가 만나는 중간 지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폭은 약 4m, 거리 길이는 50 ~ 60m 정도이다.

이 좁은 통로에 올라가려는 인파와 내려오는 인파가 뒤엉켜 압사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 지점을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흔히 도심 거리를 걷다보면 종종 중간에서 갑자기 멈추는 행인들을 마주하게 된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목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행동한다. 대개 압사 사고는 인파에 짓눌려 사망하는 걸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는 서있는 상태에서 압박사 당하는 장면이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선 채로도 가능한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이것만 봐도 저 좁은 통로에서 얼마나 많은 인파들이 멈추거나 내려오거나 올라가는 등의 행위가 집약됐었는지 알 수 있다.

대개 좁은 통로를 지나갈 때는 좌우측 통행을 한다. 원활하게 이동하기 위한 조치이다.

 

만약 저 상황에서 좌우측 통행이 지켜졌거나 융통성있게만 이동했더라도 압사사고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당연히 지켜졌어야 할 규칙이었다.

 

전문가들은 "후진국형 사고가 아니다. 인파가 밀집되는 공간에서는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사고"라고 조언하지만 그건 안전사고가 벌어질 수 있는 조건일 뿐, 벌어질 수 있는 사고라고 해서 후진국형 사고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보자. 교통사고는 보행자와 이동 차량이 만나는 도로에서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다. 따라서 우리는 도로교통법을 통해 규칙을 정해 이동한다. 그렇다고 해도 사고는 발생한다. 늘 의외의 행동을 하는 변수들이 작용되기 때문에.

다만 사고율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분명 일부 사람들은 인파가 꽉 들어찼음에도 비집고 들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든 나아가기 위해 헤집고 이동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압박을 당해 좌우를 밀치게 되고 이것이 도미노처럼 번져 압사가 발생되는 것이다.

이래도 후진국형 사고가 아니라는 것인가.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 중인 모습, 구급차가 오는 와중에도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 애써 선진국인 척 할 필요 없다. 정확히 원인을 알아야 예방도 할 수 있어

 

이번 이태원 압사사고는 우리 사회의 명암을 고스란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구급차와 구조자가 오는 와중에도 노래를 부르고 사고 장면을 촬영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고 일부에서는 사고자들을 구하기 위해 CPR을 하는 등 구호활동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누가 누구를 구했다, 누가 그 와중에 뭘 했다 같은 미담이나 이면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 이미 사고는 벌어졌고 150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왔다.

 

전쟁이나 총기난사같은 테러가 아닌 다음에야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원 사고이자 인재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질서의식이 결여 된 국민 의식이 원인이라 생각한다. 꼭 통제 요원이 있고 행사 요원이 있어야만 원활한 축제가 가능한 걸까.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대규모의 인파가 밀집,유입되는 지역에서는 안전 범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번같은 압사사고는 물론 폭력, 난동, 성범죄 등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들이 말이다.

따라서 개개인이 안전에 대한 인식, 질서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 좌우측 통행을 한다고 해서 축제의 재미가 떨어지고 즐거움이 반감되는 건 아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를 위해서 모두가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규칙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