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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본질 흐린 이태원 압사사고, 제대로 말 못하는 대한민국 사회

핼로윈의 비극이 발생한 장소, 저 좁은 통로에 수 만명이 들어갔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자꾸 본질을 흐리는 글들이 인터넷상에 등장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면서도 '탓'공방을 하는 부류가 있고 '놀러갔다가 사고 당한 일에 왜 세금이 투입되냐'는 볼멘 소리도 등장하고 있다.

 

사실 그대로를 적시해야 함에도 우리 사회는 사람이 죽은 사고에는 사실 그대로 말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 그래도 사람이 죽었는데..."라는 동정심이 깔려있다보니 있는 그대로를 말하기를 꺼리는 것이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 탓이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자꾸 나오다 보니 "놀러가서 죽은 거 아니냐"는 대응적인 댓글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제발 멍청한 댓글은 자제해야 한다.

 

 

핼로윈은 자발적 참여형 축제, 사고 원인은 무질서가 정답

 

정부 탓을 하는 분들의 주장은 정말 일차원적이다. 핼로윈에 사람들이 이태원으로 몰릴 것이라는 걸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그렇게 위험한 장소를 왜 가느냐."는 반론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왜 자꾸 무의미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지 의문이다.

 

핼로윈은 행사의 주최가 없다. 그저 코스프레를 하고 축제를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것이다.

따라서 굳이 탓을 하고 싶거든 축제의 집결지인 이태원 상가 측이 첫째 탓을 당해야 하는 게 옳다.

 

 

행안부 장관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쟁점은 " 왜 놀러가서 죽은 걸..."이라는 악의적 댓글이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틀린 말이 아니다.

핵심은 이태원에 핼로윈을 즐기러 가는 것이 꼭 죽을 짓, 위험에 스스로 가는 행위는 아니라는 점이다. 사고의 원인은 대규모 인파가 좁은 통로에 결집해서가 아니다. 그건 사고 발생의 요건일 뿐이다.

 

원인은 '무질서'에 있다. 불과 몇 시간 전의 같은 상황에서는 몇몇의 솔선수범적 행동으로 질서있게 이동이 가능했다.

하지만 뒤의 상황에서는 질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밀어!"라는 선동이 있었다고는 하는데 이유야 어쨋든 당시 상황에서 서로 먼저 가려고 하는 이기심이 만든 무질서가 사고를 일으킨 것이라 봐야 한다.

따라서 이태원에 간 행동 자체가 비난 받아선 안된다.

 

애도나 슬픔을 강요해서도, 또한 이에 여러 정치적 견해나 의견을 포함해서도 안된다.

우리는 이번 사태의 원인이 우리의 무질서, 우리의 안일함이 만든 사고임을 인정해야 한다. 자꾸 국뽕에 젖어 우리는 그런 민족이 아니고 우린 마음대로 해도 정부는 우릴 지켜야 한다는 바보같은 발상을 해서도 안된다.

통제를 왜 스스로 원하는가. 통제 받는 삶을 원한다면 그걸 들어줄 수 있는 정권은 많다.

 

자유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걸 알아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좌우측 통행에 대해 그렇게 배워 온 우리는 정작 실제에서는 전혀 행동하지 않는다. 그냥 나만 먼저, 나부터 가면 그만이다. 그런 안일함과 무책임함이 오늘의 비극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비극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대체 무엇인가.

 

 

| 남 탓하는 부류들의 특징,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는 심리

 

누차 말하지만 이번 이태원 사고는 '무질서'가 원인이고 잘못이다. 국민 모두가 안일했고 무지했으며 무질서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원하면서도 책임과 의무에는 소흘했고 안전에는 무관심했으며 그저 즐기는 것에만 집중한 결과이다.

따라서 이번 애도기간은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전 국민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격, 국뽕에 심취하다 보니 스스로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우리는 잘 알아야 한다. 무질서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이런 유형의 사고는 앞으로도 또 벌어질 것이다.

이 사고가 정부 탓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