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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학부모들의 갑질 원인, 신분적 약점과 학력에 대한 인식이 만든 결과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호민, 특수교사 아동학대 신고 논란이 있었다.

 

 

 

누군가는 오래도록 곯아 온 것이 드디어 터졌다고 이야기한다.

또 누군가는 우리 사회의 문제 중 하나라고 이야기를 한다. 학부모들의 이른바 갑질은 유치원부터 시작되며 이 갑질이 초등학교에 와서는 꽃을 피운다고 표현한다. 교육기관과 담당교사를 향한 정당한 비판, 요청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갑질이라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주장이다.

 

최근 온라인상에 공개 된 사례만 보아도 교사들이 겪는 정신적 고충은 가히 상상 초월이다.

자신의 아이를 교육시키는 교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행동 지침 요청은 물론 사생활 지적, 심지어 성희롱적 발언도 거침없다. 신용카드 가입을 요청하며 " OO이를 위한다면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같은 영업 행위도 있다고 하니 이쯤되면 교사는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마루타에 불과해 보인다.

 

작금의 이런 행태는 과거 1990년대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든 일이었다.

한때 " 스승의 그림자는 밟아서도 안된다. "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교사의 권위와 신분은 대단했고 존경 그 자체였으며 부모님의 매와 교사의 매는 ' 사랑의 매 '라고 불리기도 했다. 물론 당시 그릇 된 인식을 가진 교사들의 차별, 촌지 등 각종 부조리도 만연했던 것은 사실이다.

 

 

 

갑질의 원인, 그래도 되는 사람 

 

우리나라의 갑질, 특히 서민 갑질 중 대표적 대상은 경비원, 마트 주차요원, 종업원, 경찰, 공무원, 교사 등이 있다.

이들 직군의 주요 공통점은 공무원이거나 직업적 귀천, 그리고 학력이 포함되어 있다. 즉. 현재의 신분이 자신보다 낮거나 또는 ' 내가 그렇게 해도 되는 사람 '이라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것이다.

유치원 교사와 일선 학교 교사는 학부모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학부모들의 자녀를 가르친다는 이유에서.

 

유치원 교사에 대한 인식은 학력적으로 낮거나 또는 적은 연봉의 직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쉽게 말해 ' 그냥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이라는 인식이 존재한다. 일선 교사들은 나름 학력을 갖추고 임용고시를 합격한 사람들이지만 공무원이라는 신분적 약점이 존재한다. 자신은 학부모이기에 당연히 권리, 요청 등을 할 수 있는 ' 그래도 되는 사람 '이고 교사들은 ' ( 내가 학부모이니 ) 그래도 되는 사람 '인 것이다.

 

 

 

유치원 교사를 향한 갑질 논란, 소위 카이스트 나온 여자 논란.

 

 

왜 ' 그래도 되는 사람 '이라고 생각을 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의 존재 가치가 ' 나를 위해 있는, 나에 의해 있는 사람들 '이기 때문이다. 모든 공무원들은 공무원 윤리나 행동에 있어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점이 존재한다. 또한 그들의 직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 보호, 아이들 교육에 있다. 그러니 나는 내 아이의 행복권을 위해 학부모로서 이래라, 저래라 등의 요청을 할 수 있으며 그들은 그것을 따라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 우리 아이가 OOO 하니까 좀 잘 봐주세요. 신경써 주세요. "같은 부탁에서 시작됐을 것이고 교사들도 아이마다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으니 " 네. 잘 신경써서 돌보겠습니다. ", " 네. 당연히 그래야죠. "로 응대했을 것이다.

이런 관행이 하루 이틀 쌓이다 보니 이제 호의가 권리인 줄 알게 되는 기조가 자리를 잡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영화  '우리 선생님을 고발합니다.'의 한 장면

 

 

|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불이익이 주어지는 사회

 

학부모들의 갑질도 문제지만 결코 지금의 사태는 학부모들의 잘못 된 인식 하나만으로는 자리잡을 수 없다.

바로 우리 사회의 잘못 된 인식도 그것을 부추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 좋은 게 좋은 거지. "라는 인식이다.

설령 교사의 대응이 정당하고 올바른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 사회는 " 그냥 좀 해주면 되지, 왜 자꾸 문제를 일으켜? "라는 시각과 잣대를 들이댄다. 즉,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으로 낙인찍어 버리는 것이다.

잘못한 게 없어도 지속적인 클레임, 문제제기가 들어오면 " 대체 넌 왜 그래? 좀 융통성있게 행동해주면 안돼? "라며 질책하고 나무란다. 그리고 불이익이 주어진다.

 

이런 기조는 교사들을 위축되게 만들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입하게 됐을 것이다.

학부모들의 요청을 거스르는 건 곧 ' 일을 관두겠다는 표현 '으로 비춰질 수 있으며 교사로서의 올바른 행동 자세가 아니라고 봤을 것이다. 

 

아이의 행복을 부모라고 해서 함부로 결정하고 방향을 잡아서는 안된다.

또한 학교는 교사들을 학부모들의 잘못 된 요청, 항의로부터 보호해주어야 한다. 교사와 학부모간의 당사자 갈등이 아니라 학교가 학부모들의 잘못 된 민원에 앞장서서 맞서야 하며 " 학생 개개인의 맞춤별 학습의 공간이 아닌 대다수의 학생들을 위한 공간 "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아이가 알러지 등의 이유로 먹지 못하는 음식이 있다면 이를 교사에게 " 그건 빼주세요. "라고 할 게 아니라 아이에게 " OO 나오면 그건 먹지마. "라고 가르쳐야 하고 이를 교사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게 옳은 방법이다. 그래야 교사가 급식 내용을 체크하고 아이가 먹지 않도록 별도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왜 부탁을 명령으로 하려고 하는가.

자신들이 당하는 부조리는 갑질이라 성토하면서 자신들이 하는 갑질은 권리라고 주장하는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