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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북서울농협 공개 사과문 게재, 우리 사회가 여전히 간과하는 부분

북서울 농협은 공개 사과문을 올리고 직원 교육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이게 회사의 책임일까.

 

 

시작은 서이초에서 시작됐지만 이제 교사들을 향한 학부모들의 무개념과 갑질은 더 놀랍지도 않을 정도이다.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학부모들의 이기적이고 악질적인 다양한 형태의 갑질 사례들이 속출했고 보는 이들 마저도 그들의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의정부 호원초교에서 지난 2021년 6개월의 기간 차이를 두고 신임 교사 두 분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혹자들은 " 서이초 문제가 이슈가 되지 않았다면 드러나지 않았을 것 "이라고 말하지만 당시에 언론에서 보도는 했을 것이다. 다만 관심이 없었을 뿐이지.

 

특히 故이영승 교사의 사례는 대중들의 분노를 자극시키기에 너무도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그 중 ' 페트병 사건 '은 오늘 날 해당 학부모가 근무하는 농협 지점의 홈페이지를 마비시킬 정도로 많은 공분을 불렀고 결국 해당 농협 측에서 " 깊은 애도의 뜻을 보내며 엄밀히 조사해 징계하도록 하겠다. "는 공식 사과문까지 게재했다고 한다.

 

 

 

페트병 사건...50만원씩 8회에 걸쳐 송금받은 학부모 신상 털렸다

 

어린아이는 당연히 보호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이를 내세우면 일단 무조건 관대해지는 우리 사회의 인식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서이초 뿐 아니라 의정부 호원초, 그리고 전국 각지의 갑질 피해 학교와 유치원 등등 수 많은 교육 기관 교사들이 좌절과 고통을 안게 된 배경에는 단순히 아이들의 인권만 우선시 된 인권 조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국내에는 법 외에도 관습, 그리고 융통성이라는 게 존재한다. 소위 " 좋은 게 좋은 거지. "라는 이 융통성은 법보다 그리고 규칙보다 우선한다. 특히 아이 문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故이영승 교사는 임용된 지 얼마 안된 신임 교사였다.

제자들에 대한 사랑과 잘 가르쳐야겠다는 열망이 누구보다 컸을 것이다. 아마 학부모들의 무개념적인 행동 역시도 본인의 탓이라 자책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봤더라면, 잘 했더라면 하면서 말이다.

 

 

 

해당지점 부지점장으로 근무 중인 학부모가 지속적으로 故 이영승 교사에게 보낸 메시지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쳤고 학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2회에 해당하는 치료비 약 140만원을 수령했다고 한다.

그런데 학부모는 그 후로도 지속적으로 교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마치 ' 우리 아이는 다쳐서 지금 이렇게 고통스럽게 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있는데...' 라며 죄책감을 좀 가지라는 듯 말이다.

 

결국 교사는 휴직을 신청, 입대를 했지만 그 후로도 학부모의 연락은 계속됐다고 한다. 이 정도면 사실상 괴롭힘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상처, 학부모라는 신분을 내세워서 말이다. 

해당 교사는 50만원씩 8회에 걸쳐 학부모에게 송금했다고 한다. 물론 이는 치료비 또는 위로금 같은 명목이었을 것이다.

보고 듣는 것만도 황당스럽진만 이런 유형의 사례는 빈번하다고 한다.

심지어 모기에게 물린 것도 교사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해당 학부모가 서울에 위치한 북서울 농협의 도봉역지점 부지점장이라는 힌트가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해당 홈페이지로 몰려가 비난을 쏟아냈고 결국 농협 측이 공개 사과문을 올린 것이다. 

사실 농협은 무슨 죄인가. 5 ~ 7살 어린이도 아니고 다 큰 성인 직원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회사가 관리해야 한다는 건가.

 

 

 

의정부 호원초교의 신임 교사 두 분이 6개월의 기간을 두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고 한다.

 

 

| 아이 내세우면 관대해지는 사회 인식부터 바껴야, 잘못에는 나이가 필요없다

 

어린아이는 선과 악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또한 때론 잘못임을 알지만 그것이 큰 문제로 발전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다.

그냥 자신의 감정, 현재의 기분에 충실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이의 잘못에 그 동안 매우 관대해왔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변했다. 1980 ~ 90년대의 8세가 지금의 8세와는 천지차이이다.

잘못임도 알고 그것이 문제가 될 것도 알지만 " 나는 아직 어린이니까. "라는 쉴드도 칠 줄 알고 있다.

 

아이를 내세우면 무조건 관대해지는 우리의 인식.

그러다 보니 법과 규정은 사실 크게 의미가 없다. " 우리 애가 잘못은 했지만 아직 어린데 뭘 알고 그랬겠어요. "라고 말하면 끝이다. 오히려 그런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했다면 그게 더 문제가 되는 세상이 됐다.

그런 세상에서 법이나 규정을 강화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 그럼 우리 애가 받은 상처는 어떻하라구요? "라고 항의하면 결국 교사도 처벌이 될텐데 말이다.

아무리 좋게 말하고 행동해도 아이가 상처를 받았다는 근거없는 논리만으로도 그까짓 법은 얼마든지 무마시킬 수 있을테니 말이다. 

 

물론 아이에게 성인과 똑같은 처벌을 내리자는 뜻은 아니다.

다만 아이의 잘못이 명확하고 그 잘못 된 행위가 또래 아이들을 힘들게 했고 상처를 주고 고통을 준 잘못이라면 해당 아이가 상처를 받게 된다 해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다수의 아이들을 위해 소수의 희생은 어쩔 수 없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이다.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고 말이다.

제발 이제 그것을 혼동하지 말자. 아이 하나 상처 안 주겠다고 다수의 아이들과 억울하게 처벌받는 교사들이 생겨난다면 그건 진정한 교육도, 아이를 위한 것도 아니다. 그냥 아이 대신 혼낼 대상자를 찾는 것일 뿐.

 

 

이미 시간이 지났지만 늦게나마 삼가조의를 표합니다. 더불어 해당 학부모 역시 마음의 고통을 좀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아이 핑계는 대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사실 상처를 받는다 해도 그건 부모님이 잘못해서 받게 되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