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회식 문화가 바뀌어 부담되는 건 상사들도 마찬가지...
그러고 보니 최근에 회식을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사실 단체 회식은 나도 좀 불편하다. 상사로써, 사회 생활 선배로서 지켜줘야 할 덕목은 많은데 할 말 못할 말 다해대는 MZ들과 술을 마시려니 취기가 오르기도 한다.
대표가 회식 한번 하자고 이야기를 하면 너도 나도 자신에게 유리한 일정으로만 고집을 하니 날짜 한번 잡기도 애매하고 어찌어찌 날짜를 맞추면 이제 메뉴가 또 문제가 된다.
회식을 안하면 무슨 회사가 입사했는데 회식 한번 안해주냐고 난리, 하면 한다고 난리이니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감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개인적으로 술을 마셔야 할 때가 많아진다.
이게 후배 입장에서,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편하고 좋을 것이다. 그래도 나이가 위고 선배이다 보니 후배에게 " 먹고 싶은 거 있음 말해봐. "라고 권유해야 하고 그게 비싸든, 저렴하든 말이다.
부하직원인데다 나이도 어리니 술값은 또 나이도 위고 상사인 내가 사줘야 보기 좋은 그림이고 미덕이 된다.
그래도 소수로 마시다 보면 예의 범절은 잘 지키니 좋기는 하다만...불평, 불만 다 들어주고 듣기 좋게 포장해 답해줘야 한다. 늦으면 택시비도 주는 것이 또 미덕이고.
뭐 사회생활 하면서 후배들 밥 사주고, 술 사주는 게 어디 아깝기만 하겠냐만은...
한 사람 사주면 그게 또 소문이 났는지 다른 후배도 술 먹자고 이야기를 한다. 안 사주면 편애한다고 그럴테니 사주고, 또 사주고...한번의 술자리야 잘 이야기하면 법인카드로 결제도 가능하지만 잦다보면 그것도 눈치가 보인다.
대표는 " 야. 이럴거면 그냥 단체로 회식을 해. "라고 궁시렁거리고. ㅋㅋㅋ
MZ들만 회사나 상사에게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사실 상사들도 MZ 세대의 직원들을 보면 화가 날 때가 종종있다.
요즘 시대 운운하며 권리는 죄다 주장하지만 일처리 못하는 건 이해해줘야 한다는 마인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예전에야 관련 학교도, 학원도 없다보니 직장에서 혼나가며 배우는 게 당연한 시대였다지만 지금은 교육 기관도 많고 그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지식 습득의 기회가 많음에도 하나같이 모르고 입사를 하니 말이다.
조사 하나를 시켜도 어떻게 하는지 모를테니 방법을 알려주면 그대로 해보고 " 없는데요. "라고 한다.
최소한 이렇게 저렇게 노력조차 안하는 모습을 보면 답답할 때가 많다. " 아 그래? 그게 없으면 이렇게 해보고 그것도 없으면 이렇게 해보고.. "라고 일일히 알려줘야 하나 싶을 때가 많다.
그런 후배들이 편해지는 건 회사가 달라졌을 때
회사가 서로 달라졌음에도 종종 연락오는 후배들이 있다.
물론 당시 회사 직급으로 부르는 후배도 있고 이제는 형이라 부르는 후배도 있다. 하나같이 만나면 회사 불만을 토로하고 형 밑에서 일할 때가 좋았다고 느낀다고 사탕발림하는 후배, 그때 형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는 후배들을 보면 이들도 점점 MZ에서 꼰대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서로 꼰대이다 보니 이제는 만나면 덜 불편하다.
물론 지금도 만나면 술값은 주로 내가 내지만 그래도 가끔씩 자신이 쏠테니 만나자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
하긴 인생 뭐 별 거 있나. 다 이러면서 살아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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