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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2022년 포항 여대생 택시 하차 사고, 택시기사 등 운전자 2명 무죄

차량 내 블랙박스에 촬영 된 당시 여대생 A의 모습 l 살구뉴스

 

 

 

 

2022년 3월 포항 북구 영일만대로에서 발생했던 여대생 택시 투신 사고는 당시에도 큰 이슈를 몰고 왔었다.

하차 요구에 택시기사 B가 그대로 주행하면서 납치 된 상황으로 오해한 A가 택시에서 뛰어내렸고 뒤따르던 SUV 차량에 치여 사망한 사고였다. 이를 두고 택시기사의 과실이다, 아니다에 대한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는 여대생 A와 택시기사 B간의 소통 문제였던 것으로 밝혀졌고 법원은 택시기사 B와 SUV 운전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말 그대로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사건이었다.

 

 

 

 

소통의 오해, 잘못이라면 목적지를 잘못 알아들은 죄일까.

 

여대생 A는 오후 8시 45분쯤 KTX 포항역에서 택시에 탑승했다. A는 " D대학이요. "라고 행선지를 말했지만 택시기사 A는 " E대학 기숙사요? "라고 되물었고 이에 A는 " 네. "라고 대답했다.

택시기사 B는 E대학을 향해 차를 몰았고 자주 보던 풍경이 아님에 A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한다. 당시 택시기사 B는 60대 중후반으로 귀가 좋지 않아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A는 곧바로 남자친구에게 " 이상한데로 가, 택시가. "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 무섭다. 어떡해 "라는 말했다고 한다. 아마도 택시기사가 자신에게 어떤 범죄를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낀 상태였다.

소통의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였다. A는 한번 더 목적지를 말하며 " 여기서 내려도 돼요? "라고 물었지만 기사는 " 갑니다. "라고 대꾸했다고 한다.

 

 

 

 

당시 여대생 A가 남자친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당시 영일만대로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보행자가 통행할 수 없는 구간인 듯 하다. 아마 택시기사 B는 A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로 목적지에 대한 언급이 있었을 때에도 A가 아는 길이 아니여서 물었을 것이라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에 A는 택시 문을 열고 뛰어내렸고 뒤따라오던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고 한다.

 

검찰은 해당 사고에 대해 택시기사 B가 청력 관리를 소흘히 하는 등의 업무상 과실로, 뒤따라오던 SUV 운전자에게는 전방주시태만과 과속 혐의로 기소했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블랙박스 영상 및 대화 내용을 토대로 이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 기사 B는 A가 탑승한 포항역부터 목적지를 E대학으로 인식했고 통상 이동경로로 주행했다. B의 입장에서 A가 겁을 먹고 주행 중인 택시에서 뛰어내릴 것이라고는 예측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SUV 운전자 역시 갑자기 나타난 A를 회피하기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 라고 판단했다.

 

 

 

 

차라리 112에 먼저 신고를 해봤더라면.

 

한때 택시 범죄가 만연했던 탓도 이러한 사고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누군가는 택시기사를 비난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안타까운 사고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보청기가 아닌 일반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종종 서로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택시라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B가 보청기 관리나 청력 등 승객과의 소통을 위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은 비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B가 전혀 다른 장소로 차량을 운행한 것도 아니였다는 점에서 그가 사망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이는 남자친구 또는 피해자의 잘못도 아니다.

 

다만 뛰어내리기 전에 112에 신고라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우리나라는 112 신고 출동에 있어 굉장히 신속한 편이다. 일반 장소가 아닌 도로상 차량에 대한 신고에서는 말이다.

실제로 나는 운전을 할 때 늘 블루투스로 연결해놓고 운전을 한다. 운전 중 통화 할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여러 번 음주 의심 차량을 신고한 적이 있는데 정말 빠르게 경찰차가 따라 붙는다.

만약 A가 또는 남자친구가 112에 신고를 했었더라면 어쩌면 이번 사고는 해프닝으로 끝났을지도 모르겠다.

결과는 안타깝지만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이미 1년이 지났지만 사망한 A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