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내외와 종종 함께 하다 보면 형이 내게 하는 말이 있다. " 너도 자식 낳아봐. 그런 말 나오나. "
내가 비록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는 갖지 못했지만 이미 나는 가정관, 교육관이 확실히 자리매김한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러질 못했고 내가 그렇지 않았는데 내 자녀라고 해서 강요할 생각도, 그렇게 살길 바라는 마음도 없다.
만약 자녀를 갖게 된다면 첫째는 건강이고 둘째는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이고 셋째는 정의롭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7살 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찾았고 그 꿈을 이뤘다. 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켰고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명확하게 찾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친형도 그렇겠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임신 초기 자녀가 건강하게만 태어나길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그게 부모의 마음이자 핏줄에게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0.78%로 OECD 국가들 중 최하위라고 한다. 물론 이 수치는 갈수록 더 내려가고 있다고 한다.
60세 이상의 고령 인구는 늘어나는데 출생하는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니 이대로 가다간 대한민국은 인력난으로 결국 소멸하고 말 것이라는 게 학계의 점심이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청년층들은 " 결혼도, 아이도 선택 "이라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결혼을 못하는 이유, 안하는 이유, 아이를 갖지 않는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 한번 뿐인 인생. 자녀에게 희생하고 싶지 않다. " 는 것이 중론이다.
기혼임에도 자녀를 갖지 않는 이유
반면 결혼을 했음에도 자녀를 낳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부부들이 " 극심한 자녀의 경쟁 때문 "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이 경쟁이 학력에 대한 경쟁이 아니라 삶의 수준에 대한 경쟁이라는데 있다.
설문에 참여한 한 부부는 " 돌잔치부터 학교, 직장까지 끊임없이 남과 비교를 한다. 그런 무한 경쟁에 부모로써 참여할 자신이 없다. " 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아이들 사이에서는 부모의 경제력을 빗댄 여러 가지 신조어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한다.
개근거지는 물론 차량의 유무, 국산인지 외제인지 여부, 아파트 브랜드, 자가인지 전세인지 여부 등 삶의 모든 부분이 비교 대상이라고 한다. 또한 그 여부에 따라 끼리 끼리 어울리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학교에 개근을 하는 것이 건강함을 결정하는 척도였지만 지금은 " 해외 여행 한번 못 가는 궁핍한 삶 "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아이들의 비교 경쟁, 결국 부모들이 만든 비교 문화에서 비롯
이 웃지못할 경쟁과 비교가 왜 생겨났을까.
돈에 가치도, 직장이 무엇인지도, 어떤 차량이 국산인지 외제인지도 잘 모르는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인식을 갖게 됐을까.
정답은 바로 부모들에게 있다. 스스로가 그러한 기준과 잣대를 세워둔 것이다.
세상에 가장 무섭고 답이 없는 게 서민 갑질이라고 한다. 이재용 회장의 가업 승계는 부당하다고 비난하면서도 자신들이 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급을 나누는 사회,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현 주소이다.
자신이 무시당할 때는 부당하고 개념이 없는 계급주의이지만 정작 자신들은 삶의 기준을 가르고 문제삼는 사회.
참 안타깝고 웃기지 않을 수 없다. 비겁하고 무개념적이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의 기준을 사회 탓, 나라 탓, 정부 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거지 근성, 무개념, 내로남불의 표본이다. 스스로의 무능, 책임을 인정하는 것보다 남 탓을 하는 것이 더 편하고 정당한 줄 아는 우리나라가 아닐까 한다. 차라리 이런 지경이라면 소멸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본다.
잘 살길 바라지만 후회없는 삶을 살게 해주고 싶은.
내게도 초6학년이 되는 조카가 있다. 가능하면 조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고 조카가 행복하길 바라는 삼촌 중 한 명이다. 내 조카는 현재 꿈이 없다고 한다. 살짝 이해는 가지 않지만 괜찮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꿈이 꼭 어릴 때 생기라는 법도 없지만 누구나 하는 대통령, 과학자, 유튜버라는 말을 듣느니 차라리 현실성있는 대답을 기다리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삼촌이라 그런지 조카가 건강하게만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물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걸 보고 싶기도 하지만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 된다고 해도 만족스럽다. 원래 평범한 삶이 가장 힘든 법이니까.
종종 형과 술 한잔을 하면서 조카 이야기를 할 때면 나는 형에게 이런 말을 건네곤 한다.
" 가졌을 때만 해도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더니...나원. "
아이들의 리그엔 개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모의 마음이라는 이유로 자녀의 삶에 개입해서도, 무언가를 결정지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도움을 주는 정도까지만 하자. 그게 진짜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자신들이 정한 기준으로 자신들이 힘든 세상...남 탓 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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