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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X파일

논산 성폭행 중학생, " 안정취하시고 편히 쉬세요. " 옥중 편지 보냈다.

지난 해 논산에서 중학생이 술에 취한 40대 여성을 유인, 성폭행하는 범죄가 있었다.

 

 

 

 

정식적인 새 해의 시작은 아니지만 2024년 1월 1일 첫 포스팅이 하필이면 성범죄에 대한 글이다.

차를 한잔 마시며 인터넷 뉴스를 보는데 보이는 기사가 바로 지난 해 10월경 논산에서 귀가하던 40대 여성을 바라다 준다며 유인, 인근 초교에서 성폭행을 한 중학생에 대한 기사였다.

사실 요즘 시대에 성범죄도, 가해자의 나이도 이제는 크게 놀랄 일이 아니다. 모든 청소년들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21세기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의 사고 영역은 우리같은 꼰대의 생각을 벗어난 지 이미 오래이다.

때론 모르고, 때론 어쩌다 보니 실수로 잘못을 저지르는 게 사람이라지만 가장 잘못 된 범죄는 ' 잘못임을 알고도 하는 범죄 ' 이다. 16세의 중학생이라면 분명 해당 행위가 범죄임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청소년 범죄에 그 어떤 논리보다 나이를 언급하는 우리 사회, 부모들도 반성보단 자녀 걱정 뿐

 

가해자는 인근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A군이었다고 한다. 그는 피해 여성 B를 인근 초교로 데리고 가 범죄를 저질렀다.

재판 당시 A군의 변호인은 " 해당 범행은 처벌받아 마땅한 중죄이지만 선생님의 꾸중에 눈물을 글썽이던 학생 "이라며 A군에 대한 선처를 어필하기도 했다. 그런데 범행에 사용됐던 오토바이 역시 절도한 것으로 A군을 성폭행 용의자로 특정한 경찰이 오토바이를 돌려놓으러 간 A군을 체포했다고 한다. 성범죄를 떠나 오토바이를 절도까지 할 정도의 A군이 대체 어디가 심성이 착한 학생이라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것만 보아도 우리나라의 대부분 범죄에 있어 청소년들의 행동에 " 아직 어리니까 좀 선처를 부탁드린다. "라는 구시대적인 인식이 얼마나 만연한지 알 수 있다.

 

 

 

 

가해 학생이 교도소에서 피해 여성에게 보낸 편지 내용

 

 

 

 

현재 A군은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 하는데 대전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에 썼던 편지라고 한다. 당시 돌려차기남 등 여러 사회 범죄에 있어 이슈가 됐었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편지가 아닐까 한다.

A군은 피해자 B에 " 안 좋은 기억을 갖게 해드려 죄송하다. 안 좋은 기억을 잊으시는 동안 저는 이 곳에서 반성하도록 하겠다. " 라며 " 시간이 흘러 이 곳에서 나간다 해도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저는 사람이 해서는 안될 짓을 했는데 나가서 또 그러면 사람도 아니다. 그러니 걱정마시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시고 편히 쉬시라. "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에 피해여성 B는 " 나는 아직도 그 날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데 가해자는 벌써 출소를 이야기한다. "라며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또한 A의 부모는 " 아이가 이제 만 15년을 살았는데 피해자 분에겐 턱없이 낮은 형량일지 몰라도 저에겐 5년이 엄청 큰 시간이다. "라며 항소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청소년 범죄에 대해 우리나라가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l JTBC

 

 

 

 

| 자녀의 거짓말에는 광분하면서 타인을 향한 범죄엔 애끓는 부모들, 범죄에 나이가 어디있나

 

물론 자녀가 잘못을 저질러 수감됐는데 마음 편할 부모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남들에겐 쳐죽여도 부족할 개잡놈이라도 말이다. 부모의 마음은 이해되지만 범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회복에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처벌이 피해자의 마음을 100% 충족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미래를 더 걱정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A군의 부모는 5년의 징역이 너무 큰 시간이라 표현했다.

A군이 정말 처벌을 받고 나와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반사회적인 행동을 안하고 올바르게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A군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잊고 마치 평범하고 무난한 성장기를 보낸 듯 살아갈 수 있지만 피해여성 B는 죽을 때까지 그 날을 잊지 못한다는데 있다. 마치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사라지는 듯한 마법처럼 말이다.

A군은 단지 이모뻘의 B에게 심한 장난을 해서 기분을 상하게 만든 것이 아니다. 피해자의 나이를 떠나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될 성폭행이라는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피해자의 나이를 생각해서는 안되는 죄를 저질렀는데 가해자의 나이를 따진다는 건 말이 안된다.

 

100번 양보해서 10대 사춘기인 A군이 이성적 호기심이 강해서 그랬다고 해도 그것은 생각, 글로 적은 표현일 때 그나마 이해될 수 있는 행동이다. 생각은 자유니까 말이다. 다만 그것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면 문제가 된다.

A군이 B에게 한 성행위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야동에서의 행위와 흡사했다. 아마도 평소 야동을 보며 이에 대한 실천욕구를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일탈은 강력한 처벌 사례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놀랄만한 범죄행위는 이슈가 되지만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관대한 처벌이 지속되는 한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