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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삶

#. 내 인생의 법칙, 절대로 쉬운 길은 다가오지 않는다.

12가지 인생의 법칙 ( 12 Rules for Life: An Antidote to Chaos ) , 조던 피터슨

 

 

 

 

책 광고는 아니다.

조던 피터슨이라는 심리학 교수가 지은 ' 12가지 인생의 법칙 '이라는 책이 있다. 사실 이런 유형의 서적들은 대개가 계몽적인 의도를 가지고 " ~~ 해라. ", " ~~ 해야 한다. "라고 명시 된 경우가 많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읽다보면 꽤 재미있는 글들을 많이 발견하곤 한다.

지난 10개월간의 내 투자 계획은 실패했다. 정확히 말하면 실패했다고는 할 수 없다.

투자는 받았지만 나는 같이 진행하기로 했던 대표와 결별을 했으니 말이다. 서로 사업에 대한 방향성이 다르다 보니 같이 해야 할 의미를 찾기 어려웠으니까.

 

그는 처음 나와의 약속을 깨고 편법적인 방향을 택했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걸어가는 편법.

그러한 길을 새로운 길,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아닌 그냥 불안한 길이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생기는 수 많은 선택 중 조금만 잘못 선택해도 바로 불법이 되는 그러한.

하지만 그러한 길은 늘 합법보단 많은 이익을 주고 시간을 단축해주기에 많은 사람들이 선택을 한다.

10년만 젊었어도 그런 고리타분한 생각 따윈 안하겠지만 지금의 나는 그런 길은 걷지 않는다. 내겐 아직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있는데 적어도 조카에게 부끄러운 삼촌이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능력은 가진 재능이 아닌 선택으로 결정되고 나타난다

 

능력은 가진 재능이 아닌 행동하는 선택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우린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IT 기획자로 살아 온 나는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거쳤다. 어린시절 막연히 오락실 입구에서 " 커서 꼭 게임을 만들겠다. "는 각오를 다졌던 7살의 꼬마는 20대가 되어 게임기획자가 되었다. 게임을 만들기 위해 대학까지 자퇴를 했다.

당시만 해도 게임 분야는 학력이나 어떤 조건은 보지도 않았다. 게임 개발이라는 것조차 생소했던 시대였기에 가르쳐주는 학원이나 대학도 없었으니 인내, 아이디어, 열정만 있다면 받아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냥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기획자라는 사람들이 모여 개발을 할 뿐, 회사라고 보기도 애매했다.

따라서 월급도 없었고 그냥 일종의 수고비, 교통비 정도만 받고 정말 라면 부셔먹으며 개발을 하던 시대였다.

꿈을 이뤘고 몇 번의 고생 끝에 히트작도 내놓았다. 이직을 하면서 연봉도 오르고 제법 " 우리 회사로 와주세요. "라는 제의도 많이 받았다. 20대에 나는 생각했다. " 게임 시장도 길어야 20대에 끝나겠다. "라고 말이다.

 

나는 일을 하면서 새로운 분야를 탐색했다. 대학마저 때려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부모님의 도움없이 살았기에 돈을 계속 벌어야 했기 때문에 뒤늦게 학업을 하는 것도 여의치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사이트, 플랫폼 개발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독학으로 웹-앱기획을 공부했다. 내 예상은 적중했고 30대가 되면서 점점 게임 분야도 그 열기가 사그라들었다. 나와 한때 같이 일했던 많은 기획자들이 퇴사를 하거나 아예 다른 분야로 전직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 블록체인에 눈을 떳고 암호화폐와 솔루션을 직접 고안해 냈다. 

30대를 그렇게 무사하게 버텨낼 수 있었고 AI에 눈을 돌려 안정적인 40대를 맞이했다. 타워팰리스는 그 근처도 못 가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은행과 손을 잡지 않고 집을 샀고 멋진 드림카는 아니지만 잘 굴러가는 차도 샀다.

 

 

 

 

불혹이 되면서 생기는 불안, 창업은 실패했지만 비전있는 회사를 찾았다

 

어머니는 생전에 내게 늘 한 가지를 말씀하시곤 했다. " 이제 어디든 정착해서 사는게 어떠니? "

내가 일로 거주했던 국가가 약 8개국. 짧게는 2년 길게는 8년씩 살다보니 할 줄 아는 언어는 늘었지만 잘 하는 언어가 없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한국에 정착을 했지만 내 이력은 한국에서는 그리 달가워하는 편이 아니였다.

소위 말해 " 이도저도 아닌... "뭐 그런 느낌이랄까. 할 줄 아는 게 많아 부리기는 좋은데 무언가 아쉬운 뭐 그런 느낌인가 보다. 그럼에도 또 이력서를 제출하면 오라는 회사는 많은...

 

나는 40대가 되면서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결혼도 해야되지만 무엇보다 내 40대는 물론 50대, 60대에도 안정적으로 먹고 살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해진 것이다. 남들처럼 물려받을 유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까지 부양해야 하다보니 돈은 필요한데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40 ~ 50대가 회사원으로의 마지막 연령대이니 말이다.

현장일을 배우고 싶어도 " IT 분야에서 좋은 연봉받으시던 분이 이런 일을 할 수 있겠어요? "라며 퇴짜를 맞는다.

그래서 창업에 수없이 도전을 했지만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투자 여건이 너무 열악하다. 아무리 획기적인 아이디어, 솔루션이라도 당장 수익을 가져다 주지 않는 투자에는 인색하다.

 

 

 

정답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인생은 늘 도박과도 같다.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하고 12월을 비전있는 회사 찾기에 몰두했다. 그 동안 해 온 유형의 프로젝트는 좋은 연봉을 가져다 주지만 오래 다니기는 어려웠다. 또한 이제 체력적으로 20대, 30대의 친구들과 함께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했다.

더불어 내가 겪어온 길의 노하우는 때론 그들에겐 꼰대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에.

IT 기술을 활용할 수 있지만 IT적인 업무보다는 사회에서 당당하고 성공했을 때 안정적인 삶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비전을 가진 곳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런 회사를 찾았다.

당장 급여 수준이야 멘탈이 나갈 정도로 낮았지만 그런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IT가 아닌 그 어떤 분야로 전직을 해도 그 정도 수준을 받았을테니 말이다.

오히려 똑같은 고생길을 걸을 바엔 차라리 익숙한 컴퓨터를 이용해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공장에서 기술을 배우려고 했던 기간을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중요한 건 지금이 아닌 50대가 되었을 때의 내 삶의 수준일테니 말이다. 이번에 주어진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면 나는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지금은 스타트업에 불과한 회사도 성장하게 되면 임원이 될 수도 있겠지.

만나보자는 회사들을 모두 캔슬하고 이 회사를 선택한 내 결정이 맞는지 아닌지는 훗날 알게 되겠지. 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