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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소식

축구대표팀 클린스만 감독 휴가에 언론 분노? 언론마저 대중 눈치 본다.

대표팀의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하겠다고 밝힌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2024년 새 해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국내 여론은 아시안컵 4강 탈락의 패배 원인 대상을 찾기에 급급하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이 잘했다는 뜻은 아니다. 어쨋든 그는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아시안컵 4강 패배에 대해 성숙하지 못한 자세를 보인 건 사실이다. 다만 아시안컵 우승 실패의 원인을 그에게서 찾으려고 하면 안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직전 우승에 대한 확신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감독들이 대회, 경기에 앞서 승리를 자신하는 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온 국민이 바라는 아시안컵 우승은 64년만의 일이다. 더군다나 이번 대회는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 선수에게 마지막 아시안컵이며 사실상 그가 치를 수 있는 A매치 국제 대회였다.

 

4번의 참가에도 우승컵을 만져보지 못한 손흥민, 그에 대한 국민적 기대.

해외 유명 구단으로 이적한 김민재, 이강인 등이 대표팀에 포진되면서 우승을 향한 국민들의 기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감독 뿐 아니라 우리도 자신했었다. " 우리에겐 월클들이 있잖아. "라고.

 

 

 

 

우승 장담했는데 못해서 난리인건가 아니면 패배 후 사과를 안해서 난리인건가

 

일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대중들의 분노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자국팀이 패배했으니 화가 나는 건 당연하다. 나 역시도 4강 탈락에 허탈한 마음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체력적 한계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만에 하나는 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졌다고 하니 어딘가 답답했다.

보통 대표팀 경기에서 패배한 감독들이 선택하는 것은 두 가지이다.

패배에 대해 사과를 하거나 " 분석을 잘해서 다음 대회에서는 꼭 성과를 내겠다. "라고 향후 계획을 언급하는 것.

 

사실 대표팀의 최종 목적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과 16강 진출에 있을 것이다.

2002년 4강 신화를 이뤘다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월드컵 16강이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과정이야 어떻든 16강만 올라가면 명장이요, 탈락하면 무능력자가 되는 게 우리의 정서이다. 나는 사실 이런 기조가 가장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때 그때 좋은 활약만 하면 그저 좋다고 열광하는.

 

 

 

 

대중과 언론은 오직 책임전가를 할 대상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전술없는 전술이라며 클린스만을 비난하지만 전술에 대해서 뭘 좀 제대로 아는지 묻고 싶다.

포메이션 언급하며 어쩌고 저쩌고가 전술의 전부가 아니다. 또한 축구는 가만히 서 있는 상대를 향해 여러 루트로 공략하는 게임이 아닌 움직이는 대상, 상대의 전술에 따라 변화하는 게임이다.

경기에서 졌으니 전술이 없다고 비난하는 것이지, 만약 우승했다면 전술 운운할 수 있을까.

자꾸 전술 전술 그러는데 전술을 계획하고 지시하는 건 감독이지만 그 전술을 경기에서 활용하는 건 선수들이다.

백날 잘 가르쳐도 선수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또한 전술은 특정 상황, 기본적인 경기 지침일 뿐 매순간마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10초간 이 전술대로 움직이고 상대가 이렇게 나오면 이렇게 움직이고가 아니라는 뜻이다. 전술과 선수의 기량이 조화를 이뤄야 진정한 강팀이 되고 경기가 풀리는 것이다.

짜증낼 시간에 아시안컵 다시보기로 잘 보길 바란다. 선수들의 움직임을...그렇게 좋아죽는 우리 선수들도 썩 잘한 건 없다.

자국민들의 정서를 잘 아는 선수들이야 서둘러 형식적인 사과를 하지만 외국 감독들은 그렇지 않다.

성숙하려면 끝까지 성숙했으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선수들 못지않게 스트레스 받았을 감독, 휴가는 당연한 일

 

미국 자택으로 휴가를 떠난 클린스만 감독, 대회 종료 후 휴식은 당연한 일 아닐까 싶다.

 

 

 

 

내가 장담하건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클린스만을 칭송할 우리나라 국민들이다.

조롱하고 비난하던 언론도 그에 동조할 것이다. 그게 바로 대한민국의 진짜 모습이다.

이런 글을 올리면 또 비밀, 방명록에 시비를 거는 분들이 나타나는데 진짜 웃길 뿐이다. 김연아도 지금이야 여신 대우를 받지 한때는 광고만 찍는다고 돈연아라 조롱했었고 오대영이라고 조롱하던 히딩크도 4강에 올라가니 명예 시민에 국민 영웅이 되었다. 당장 눈 앞에 일에 일회일비하는게 바로 대한민국의 여론 정서이다.

부끄럽지 않은가. 우승을 못해서 화가 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어차피 목표는 월드컵이다.

 

또한 월클, 월클 하면서 자만심에 취할 동안 베트남, 말레이시아 같은 축구 약체들은 기술 향상에 힘을 기울였고 새로운 선수 발굴에 애써왔다. 선수를 발굴하고 실력을 키울 생각보다 손흥민이 있으니까, 김민재가 있으니까 마치 무적 치트키라도 가진 양 설레발 친 모습들부터 반성해야 하는게 아닐까. 손흥민만 나오면 이기는 줄 아는 그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우리가 패배한 이유는 체력 고갈과 대체 선수 부재, 선수들의 기량 부족에 있다.

아무리 잘 가르치는 선생이라도 제자들이 기본적 지식이 있어야 가르칠 수 있듯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지 말았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못했다는 게 아니라 특정 선수 몇몇만으로 우승을 확신한다는 발상이 잘못됐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