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이 글은 기성용 선수, 서울FC와 전북 현대를 폄하하거나 비난 할 목적의 글이 아님을 밝힌다. 오로지 개인의 생각임을 말해둔다. )
기성용 선수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C2글로벌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K리그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많은 축구 팬들이 국가 대표와 해외 유럽리그를 경험한 그의 귀환을 염원했고 기성용 역시 이제 적지 않은 나이에 국내로의 복귀를 바라기도 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사실상 기성용 선수의 K리그 복귀는 없을 듯 하다.
언론에서는 기성용 선수의 K리그 복귀 무산에 대해 "위약금과 간절함의 사이"라고 애매하게 표현했지만 사실상 이번 복귀 무산의 가장 큰 장애 요소는 바로 "돈"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성용 선수는 일찍이 아버지의 영향으로 인해 축구와 영어를 유학을 통해 배울만큼 준비 된 선수였다고 본다. 또한 차범근, 김주성같은 전설들과 홍명보, 박지성 같은 세계가 알아주는 톱클래스의 선수들에 견줘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경기력을 보여왔다고 생각한다. 몇 년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지역 예선을 직접 경기장에서 관람한 적이 있었다. 정말 답답한 경기 속에서도 간간히 터져주는 기성용 선수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은 골 여부에 관계없이 정말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 셀틱으로 가려면 연봉을 낮춰야 하는 기성용, 그의 선택은...
서울 FC로 데뷔했지만 2009년 공식 입단식을 갖고 셀틱으로 이적한 기성용. 그리고 스완지와 선덜랜드 등을 거치며 뉴캐슬에 안착했고 그렇게 10년의 세월을 해외 유럽리그에서 보냈다.
사실 어느 조직, 어느 환경, 지역에서 10년의 세월을 보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뉴캐슬과 계약이 해지되고 자유선수가 됐지만 기성용이 이제 갈 수 있는 리그나 팀은 그리 많지 않다.
셀틱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셀틱에서 명선수로 이름을 알린 재키는 "그가 셀틱으로 돌아오려면 연봉 삭감이 필요하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기성용이 뉴캐슬에서 받은 연봉은 약 32억원.
하지만 셀틱의 평균 연봉은 13억원대이다. 이미 2배가 훨씬 넘는 금액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기성용이 셀틱으로 가는 것 역시 그리 좋은 선택안은 아닌 것 같다. 설령 연봉을 낮춰 셀틱으로 돌아가더라도 이미 그의 나이로 보아 은퇴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 그려지진 않는다.
따라서 기성용에게 가장 명예로운 선택지는 K리그 복귀였는지도 모른다. 선수 생활의 대부분을 국가 대표와 유럽리그에서 보냈고 이제 세월의 야속함에 기력을 다한 선수로서의 아름다운 마지막.
설령 조금 기량이 하락해도 국내 팬들은 그의 마지막을 가차없이 비난하진 않을테니 말이다.
| 원칙과 선례라고 하지만 결국 돈이었던 K리그
기성용이 몸값을 하는 선수였고 뛰어난 선수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지금까지의 일이었다.
앞으로의 기성용을 생각해야 할 K리그 구단들은 아무래도 여러 상황을 따져봐야 했을 건 분명하다.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선수의 나이와 기량, 복귀 배경"일 것이다.
30대에 접어든 선수. 예전만은 못한 기량, 또한 최고의 전성기에 국내 리그로의 귀환아 아닌 사실상 마지못해 오는 듯한 분위기까지. 다른 걸 다 떠난 그의 스타성만 본다면 기성용은 필요했을 것이다.
더불어 풀타임 맹활약까진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경기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량이 있기에 더 그랬을 것이다. 서울 FC는 일단 쉴드가 좋았다. 애초 기성용이 셀틱으로 이적할 당시 계약 조건과 이적료의 일부를 기성용에게 지급했었으니 할 말이 있다.
전북은 리그 최고 대우를 보장했지만 결국 돈에서 조금 걸렸던 모양새이다. 이미 연봉에서도 국내치고는 서운하지 않을 정도로 줄 각오를 했지만 위약금 26억원을 대납해야 한다는 것에서 말이다.
연봉 + 위약금까지 고려해야 한다면 사실 기성용 선수를 굳이 데려가야 할 이유가 없다. 차라리 유망주 2~3명을 육성하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더 좋은 투자이니 말이다.
일부에서는 서울FC가 지나친 욕심을 낸다고 하지만 서울로서는 어쩔 수 없는 입장임을 알아야 한다. 서울이 자선단체나 자본과 선수력이 월등해 쿨하게 "됐어. 그냥 아무데나 가."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위약금은 포기하더라도 팀에 위협이 될 선수를 라이벌 구단에 아무 조건없이 내 줄 구단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전북 현대 역시 "보상금 형식의 나쁜 선례가 될수 있다."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위약금을 내주면서까지는 데리고 가야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사실 구단간 트레이드, 이적 시장에서 해당 선수를 데리고 오기 위해 엄청난 위약금, 이적료를 내는 경우는 종종 있다. 정말 그 선수가 필요하다면 어느정도 출혈을 해서라도 데리고 가려는 것이다. 그것은 나쁜 선례라고 할 수 없다. 계약은 당사자간 이해와 합의로 만들어진 원칙이고 이미 기성용 선수는 이적료의 일부를 받았다. 그렇다면 서울 FC가 내세우는 계약 조건의 이행은 합당한 제스쳐라고 할 수 있다.
| 이미 답은 나와 있는 상황같다
기성용 선수의 입장에서는 그 동안 쌓아올린 커리어가 있는데 서울이 제시한 연봉과 부가적인 언행들이 못내 서운할 것이다. 또한 전북으로서는 연봉+위약금이 못내 걸릴 것이다.
이렇게 종합해 보면 K리그에서 기성용 선수를 데리고 갈 팀은 없다. 연봉 + 위약금을 고려한다면 50억 정도의 출혈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성용 선수는 아직 유리한 입장이긴 하다. 국내 복귀도 구단의 이기심에 무산 된 형국이고 사실 대우만 놓고 본다면 중국리그, 아시아리그에도 얼마든지 그에게 러브콜을 보낼 구단이 있을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 선수, 구단들이 너무 자신들의 입장과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협상 테이블에 없었으니 내가 그것이 진짜인진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국내로 못 오면 중국으로 갈 가능성이 높겠네. 중국은 위약금 주고라도 데리고 가고 싶을테니.
일단 돈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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