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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X파일

수원 자동차 딜러 윤남희 실종사건, 범인은 의외로 초범일 수도 있다.

5월 2일 방영 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윤남희 실종 사건 > / 자료 :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분 ( 이하 동일 )

 

 

이번 5월 2일 방영 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2002년 2월 명절을 앞두고 고객을 만나러 간다며 사무실을 나선 후 지금까지 실종 된 자동차 영업사원 윤남희에 대한 사건이었다.

윤씨가 사라진 날은 2월 8일로 금요일이었다. 또한 10일부터 명절 연휴였기 때문에 9일인 토요일은 휴무였을 가능성이 높다. ( 참고로 우리 나라에 주 5일 근무제는 98년부터 도입이 추진되었지만 전반적으로 시행 된 것은 2002년이 지나서였다. ) 따라서 실종 당일에는 고향으로 내려가려는 인파, 선물이나 가족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상당히 들뜨고 어수선한 분위기였을 것이다.

 

피해자 윤씨 역시 사건 당일 저녁 회식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고객을 만나고 오겠다."라며 사무실을 나간 그녀는 오후 4시 50분경 직장 선배와 통화를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췄다.

상황의 심각성을 알게 된 것은 밤이 늦도록 윤씨가 귀가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다음 날 고향집에 내려가야 하는 남편은 아내가 귀가하지 않자 회사에 "유부녀인데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전화를 했고 사무실 동료들은 "회식에 오지 않았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당시 윤씨는 5년만에 어렵게 임신에 성공했고 갓 태어난 아들이 있었기에 가출이나 외도같은 변수는 있을 것 같지 않다.

 

 

 

2002년 2월 명절을 앞두고 실종 된 피해자 윤남희씨와 그의 아들

 

 

2002년에는 지금처럼 거리에 CCTV가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서울 강남, 명동 같은 곳이라면 모를까 수원의 동네까지 CCTV가 설치됐을 리는 만무했고 또 설치가 됐다 하더라도 당시 기술로는 화질 상태가 희미해 사실 큰 도움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윤씨는 사라졌고 가족들은 수원 일대와 야산, 저수지 등을 경찰과 함께 찾아다녔지만 윤씨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윤씨와 평소에도 자주 연락을 하고 왕래를 했던 언니는 동생 계좌에서 현금이 인출되는 정황을 알게 됐고 이를 경찰에 신고해 은행 CCTV를 살피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은행 ATM기에도 윤씨의 카드로 돈을 인출하던 남성의 얼굴을 확보하게 된다. 뉴스를 통해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인출을 했던 이모씨가 경찰에 자수를 했다고 한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나는 윤씨가 누군지도 모른다. 당시 불법 콜 운전을 했었는데 딱히 콜이 많지 않아 인근 모텔에서 심부름 요청을 받아 인출 심부름을 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체구가 왜소했고 옷도 허름했다."라며 당시 카드를 건넨 남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에 범죄심리학 교수는 "특별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기억나는대로 말하는 것 같다."라며 이씨가 범행과는 무관하다고 의견을 냈다.

솔직히 말해 이씨가 범행에 관계됐다면 굳이 자수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윤씨의 차량은 실종 약 1개월 후 안산초 인근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특별한 흔적은 없었으며 윤씨의 물건들은 그대로 있었다고 한다. 

 

 

 

실종 1개월 후 발견 된 윤남희씨 차량, 함께 근무했던 자동차 영업소 동료의 인터뷰

 

 

| 범인은 2인조 이상, 하지만 반드시 재범자라고는 볼 수 없다

 

일단 내가 볼 때도 딱히 범인들이 어떤 성범죄를 목적으로 윤씨를 유인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금품이 목적이었을 것이고 모두가 예상하듯 2인조 이상의 범인들일 것이다. 주범이 윤씨를 감시하는 동안 공범이 비밀번호 등이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을테니 말이다. 만약 성범죄가 목적이었다면 굳이 카드를 통해 현금을 인출하는 위험을 감수 할 이유는 없다.

현금과 성폭행이 목적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범행의 동선이 수원의 한 동네 일대라는 점과 주유를 2만원만 했다는 것만으로 수원 일대에 거주지를 둔 용의자로 보는 건 무리라고 본다. 

 

첫째. 만약 자신들이 잘 아는 동네라면 아무리 도로변에 차량을 방치했다고 해도 목격자가 나올 수 있다.

둘째. 또한 인근 모텔을 남자끼리 또는 남자 1인이 투숙한다고 해도 모텔 측으로부터 의심을 살 수도 있다. 또는 모텔을 들락거리다가 아는 사람과 마주칠 수 있는 등 의심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기름을 2만원만 넣은 것은 굳이 차를 끌고 타 지역으로 이동할 계획이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2만원을 넣은 것은 통상 기름을 넣을 때 가장 많이 넣는 소액은 2~3만원이 대부분이다. 1만원이나 그 이하일 경우 주유소 직원이 눈여겨 볼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나마 무난한 2만원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일 행적과 돈 인출 심부름을 했던 이모씨의 인터뷰

 

 

또한 재범자일 경우 유사한 범죄가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범죄는 아무리 용의주도하고 전과가 많다 하더라도 범행을 하는 과정에서 단서를 남길 수 밖에는 없다. 이만큼 흔적이 없다는 것은 "범행이 처음인 초범"이라고도 볼 수 있다.

순간 금전에 눈이 멀어 범행을 성공했지만 검거를 우려, 철저하게 흔적을 정리했을 수 있다. 가정 주부이자 직장인인 윤씨가 귀가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미귀가 다음날 신고가 접수 될 것은 분명한 일.

 

더군다나 명절을 앞둔 시점이라면 신고는 뻔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윤씨의 차량이 1개월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도 그들의 용의주도함을 엿볼 수 있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있던 시절이라 초범이라 해도 검색을 통해 경찰의 수사 기법 등을 어느 정도는 알아낼 수 있다. 초범이라도 마음만 먹고 준비한다면 차량의 흔적 정도는 1개월이란 시간동안 충분히 없앨 수 있다고 본다.

 

 

 

범인은 의외로 초범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

 

 

방송에서 나왔듯 주유소 옆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하고 3km를 이동해 주유를 한 것도 이들이 이 지역 출신이 아니며, 또한 재범자들이 아님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재범자들이라면 검거를 우려, 범행 후 빠른 도주를 염두에 둔다.

따라서 굳이 지역을 맴돌 이유가 없다. 이들은 초범이기 때문에 일단 범행 후 인출을 한다음 다음 행동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인출을 하고 차에 올라탄 다음 자신들끼리 다음 행동을 상의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피해자 윤씨가 발견되지 않았기에 사인이나 사망했는지조차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건 후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락이 없다는 것을 보면 아마도 살해 된 쪽으로 보는 편이 현실적일 수 있다.

 

 

목격자 이모씨의 진술에 근거한 범인의 몽타주

 

 

범인의 가능성은 넓은 범위로 확대해놓고 봐야 할 것이다. 면식범일 가능성도 높고 어쩌면 윤씨에게 차를 구매했던 이력이 있는 사람일 수도 있을 것이다. 30대 중반의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주부, 어머니가 하루 아침에 증발했다.

아직도 범인의 윤곽조차 잡히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영구 미제로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 하나 실마리를 다양한 시각에서 짚어보고 접근한다면 분명 당일, 그 기간 내 행적이 의심쩍은 사람을 유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루 빨리 범인이 검거되어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